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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철학2026-08-13 · 5분 읽기

싸게 파는 순간, 브랜드는 죽기 시작한다

한국 위탁판매 시장의 관행은 단순하다. 같은 제품을 파는 셀러들이 서로 최저가를 등록하며 경쟁한다. 처음엔 매출이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경쟁의 끝은 정해져 있다. 마진이 사라지고, 마진이 사라지면 광고비를 감당할 수 없다.

매출 대비 30~40%를 광고비로 태운 회사들

실제로 매출 대비 30~40%를 광고비로 태우던 미디어커머스들이 있었다. 매출 곡선만 보면 유니콘 직전까지 갔던 회사들이다. 그런데 마진 없이 광고로 매출을 밀어붙이는 구조는 지속되지 않는다. 광고 효율이 조금만 떨어져도 적자로 전환되고, 결국 규모를 줄이거나 사업을 접었다.

반대로 살아남은 회사들의 공통점은 명확했다. 가격 질서를 수호했다는 것이다. 해외 액셀러레이터들 중에는 '비인가 셀러 제거'를 아예 하나의 상품으로 팔 정도로, 가격 질서를 브랜드 생존의 핵심 조건으로 다룬다.

제값의 구조적 의미

제값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비싸게 판다'는 뜻이 아니다. 마진이 있어야 마케팅이 지속되고, 마케팅이 지속돼야 브랜드가 쌓인다는 구조적 연쇄를 지킨다는 뜻이다. 마진 없이 시작된 마케팅은 한 번의 캠페인으로 끝나지만, 마진이 확보된 마케팅은 다음 분기, 다음 해로 이어진다.

클래티가 최저가 준수를 계약 조건으로 걸고, 이를 어기는 셀러가 있으면 공급을 끊으라고 제조사에게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격 질서가 무너지는 순간, 그 브랜드는 마케팅을 지속할 여력을 잃고, 결국 브랜드로서의 수명이 끝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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